“4천 원입니다.”
그러자 나타난 건 10만 원짜리 수표였다.
그걸 보는 순간 바로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거스름 돈도 안 받고 나가는 외국인을 붙잡고,
다음에 제대로 계산하라며 돈을 돌려 준 강아주.
“나 지금 고난도의 사기에 당한 게 아닐까?”
이상한 만남을 곱씹던 퇴근 길,
축 처진 모습으로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가던 아주의 앞을 누군가 막아선다.
뭔가 싶었던 아주는 고개를 들었고, 보이는 검은 후드를 확인하곤 입을 크게 벌렸다.
“으, 악!”
그때 눈앞에 서 있던 외국인이 천천히 손을 들었다.
칼인가? 칼이 들렸나?
눈을 번득인 아주는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휘둘렀다.
“내가 이래봬도 한때 왕십리에서 좀 논 사람이다! 이 호랑말코야!”
외침과 동시에 아주의 주먹은 외국인의 왼쪽 턱을 가격했다.
“…….”
외국인이 갑자기 입을 벌려 뭔가를 뱉어 냈다.
백인답게 하얀 손바닥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그것은, 이였다.
그걸 보는 순간 아주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건
요새 임플란트 시세가 어찌 되는 거냐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