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캠퍼스물, 부자공, 다정공, 순정공, 수석수, 괴짜수, 질투수]
-그들은 1991년 경주에서 처음 만났다.
코냑 한 병을 들고 학교 연못가를 어슬렁거리던 주헌은
깡소주 네 병을 까고 있는 91학번 전체 수석자 서정진을 발견한다.
“삶아 먹을 수 있을까?”
그는 연못가의 돌 위에 올라온 거북이를 보고 입맛을 다시고,
그래도 나름 수의학과 학생인 주헌은 그런 정진을 말리며
집으로 데려와 고기를 먹인다.
단 하루였지만 럭비공처럼
제멋대로 튀어 오르는 매력에 완전히 빠진 주헌.
“너 나랑 같이 살지 않을래?”
정진을 제 것으로 만들겠다 결심하고 그를 꾀는데,
그는 의외로 술과 밥과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말에
그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
누나만 다섯인 집에서 사랑 듬뿍 받고 자란 파릇파릇한 씨앗 같은 주헌은,
메마르고 퍽퍽한 대지 같은 정진의 마음에 서서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데…
※ 소장본으로 나온 적 있는 작품으로, 원제목은 <지지리궁상>입니다.